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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협상
협상

 

 

1.영화장르

 

영화 《협상》(2018)은 범죄, 스릴러, 액션 장르의 특성을 골고루 지닌 작품으로,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은 ‘협상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에서 장르적 독창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경찰청 소속 위기 협상 전문가 ‘하채윤’(손예진 분)과 인질범 ‘민태구’(현빈 분) 사이의 치밀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본적으로 범죄를 중심으로 한 사건이 주요 서사를 이루며, 스릴러적인 긴장감과 제한된 공간에서의 밀도 높은 대화가 영화의 흐름을 주도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르는 범죄다. 영화의 시작부터 인질극이라는 중대한 범죄가 등장하며, 인물 간 갈등과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 역시 범죄 영화의 전형적 구성을 따른다. 민태구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과거에 벌어진 국가와 경찰 내부의 부패, 은폐된 진실에 맞서기 위해 범죄를 선택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로 인해 관객은 단순히 '악과 선'의 대립이 아니라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윤리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스릴러 장르의 요소도 매우 강하다. 영화의 상당 부분은 하채윤과 민태구의 모니터를 통한 원격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는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대사와 표정, 숨겨진 의도만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릴러 영화의 특징과 잘 맞물린다. 특히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협상의 과정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민태구의 숨겨진 목적은 관객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 뜻밖의 반전, 진실에 다가가는 퍼즐식 전개는 스릴러 장르의 핵심 요소들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또한 액션 장르의 특징도 부분적으로 나타난다. 영화의 전개가 대체로 대화 중심이지만, 중후반부부터는 물리적인 충돌, 도주, 총격전 등 액션 요소가 점점 강화된다. 특히 민태구의 정체가 드러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극적 전개가 가속화되면서 영화는 단순한 협상극을 넘어서 생존과 정의를 위한 액션 스릴러로 변모한다. 그러나 액션이 주된 장르는 아니며, 이야기의 긴장과 캐릭터 간 갈등을 강화하는 보조적 요소로 작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협상》이 ‘여성 협상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장르적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하채윤은 감성적이면서도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협상가로서, 기존 남성 중심 액션 스릴러에서 보기 어려운 입체적인 여성 인물이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장르 혼합을 넘어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가능하게 만들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결론적으로, 《협상》은 범죄, 스릴러, 액션이라는 세 장르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전개하며,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협상극이라는 장르적 시도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밀도 높은 심리전,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감정의 폭발이 뒤섞인 이 작품은 장르적 틀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영화로 평가받을 수 있다.

 

 

2.줄거리

 

영화 《협상》(2018)의 줄거리는 인질극을 중심으로 한 심리전과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따라간다. 경찰청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은 인질극 도중 상관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인질이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충격에 빠진다. 사건의 책임을 지게 된 그녀는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곧 뜻밖의 요청을 받고 다시 임무에 투입된다.

태국 방콕에서 한국 국적의 무기 브로커 민태구(현빈)가 외교관과 기자를 납치해 생중계 협상을 요구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경찰청은 그의 요구에 따라 협상 전문가인 하채윤을 투입하고, 두 사람의 긴장감 넘치는 대면이 시작된다. 민태구는 치밀하고 냉철한 말투로 하채윤을 압박하며, 단순한 협상이 아닌 무언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음이 서서히 드러난다.

하채윤은 민태구와의 대화를 통해 그가 단순한 인질범이 아니라, 과거 자신의 누이와 연관된 비극적인 사건에 연루된 경찰 고위 간부들과 권력자들의 부패를 폭로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태구는 단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벌인 복수자이자 내부 고발자였던 것이다.

영화는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협상의 흐름 속에서 민태구의 정체, 그가 노리는 진실, 그리고 과거 사건의 이면이 점차 밝혀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채윤은 점차 그의 말에 설득당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 내부의 어두운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민태구는 단순한 악역이 아닌, 부패한 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가족의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그려지며 관객의 감정도 복잡하게 흔들린다.

결국 민태구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던지며 부패한 인물들을 처단하려 하고, 하채윤은 그를 막으려 하면서도 동시에 진실을 밝히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영화는 협상이라는 제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두 인물의 감정과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긴박한 전개를 이끌어간다.

마지막에는 정의와 법,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의 갈등이 절정에 이르며, 민태구가 남긴 진실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사건은 마무리된다. 하채윤 역시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협상의 의미와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협상》은 단순한 인질극이 아닌, 한 사람의 복수와 진실 추구를 통해 조직 내부의 부패와 권력의 민낯을 드러내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3.총평

 

영화 《협상》은 한국 영화에서 드물게 ‘협상가’를 주인공으로 삼아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범죄 스릴러 영화다. 손예진과 현빈이라는 두 주연 배우의 강렬한 연기 대결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전통적인 액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대화와 심리로 긴박감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대부분의 장면이 원격 화상통화를 통해 이뤄지는 설정은 극의 공간적 제약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며 밀도 높은 전개를 가능케 한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단순한 인질극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부패한 권력과 복수라는 주제를 함께 다루며 깊이를 더한다. 민태구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정의와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관객이 감정적으로 이입하게 되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하채윤 역시 감정과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의 중심축을 든든히 지탱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전형적인 액션 복수극의 형태로 흘러간다는 비판도 있다. 협상이라는 참신한 설정이 마지막에는 감정적인 대립으로 치우치며 처음의 긴장감이 다소 약해진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장르적 시도를 통해 충분히 인상적인 범죄 스릴러로 평가받을 수 있다. 정적인 대화만으로도 긴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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