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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시대적배경, 조선어학회의의, 출연배우

by beaksansa 2025. 4. 9.

 

영화 말모이
말모이

 

 

 

1.시대적배경

 

영화 『말모이』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 그중에서도 1940년대 초반이다. 이 시기는 일본이 조선에 대한 동화 정책을 극단적으로 추진하던 시기로, 조선어 사용과 교육이 철저히 금지되었다. 학교에서는 일본어만 사용이 허용되었고, 신문, 방송, 출판 등 모든 언론과 문화 활동도 일본어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조선어는 ‘야만적인 언어’로 치부되며 사라져야 할 존재로 취급되었다.

이러한 억압 속에서 조선어학회는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사전을 편찬하는 ‘말모이’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한다. ‘말모이’는 순우리말로 ‘사전’, 또는 ‘말을 모은 것’을 의미한다. 이 작업은 단순한 사전 편찬이 아닌, 민족의 정체성과 언어의 생명을 지키는 저항의 행위였다.

『말모이』는 바로 이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우리말을 지키는 과정을 담아낸다. 영화는 단순한 언어 보존이 아닌,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에 맞선 조선인의 정신적 독립운동을 조명한다.

 

 

2.조선어학회 의의

 

조선어학회는 일제강점기 조선어의 연구와 보급, 보존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우리말과 글을 지켜낸 대표적인 민족운동 단체다. 일제의 강압적 식민통치 아래에서 조선어학회는 학술 단체이자 동시에 저항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정신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21년 '조선어 연구회'로 출발한 이 단체는 1931년 '조선어학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들은 조선어 문법 체계 확립,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 외래어 표기법 정리 등 다양한 언어 연구를 수행하며, 한국어를 과학적이고 통일된 체계로 정비하려 노력했다. 특히 이들이 추진한 ‘말모이’ 작업은 전국 각지의 말을 모아 표준어 사전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는 단순한 언어 정리가 아니라 민족문화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었다.

조선어학회의 가장 중요한 의의 중 하나는 식민지 억압 속에서도 언어를 통한 민족의식 고취에 있었다. 당시 일본은 조선인을 황국신민으로 만들기 위해 조선어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어를 강제했다. 이에 맞서 조선어학회는 언어를 지키는 일이 곧 독립운동임을 자각했고,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민족적 저항을 실천했다. 이들은 무기를 들지는 않았지만, 말과 글을 통해 조선인의 정체성과 자존을 지켜낸 것이다.

그러나 이 활동은 일본 당국의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이 일어난다. 일제는 조선어학회의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고 혹독한 고문을 가했으며, 사전 원고와 자료들을 압수했다. 이 사건으로 33명이 체포되고 2명이 순국하는 비극이 일어났지만, 그들의 노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광복 이후, 조선어학회는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사전 편찬 작업을 재개했다. 해방 후 1957년, 마침내 『큰사전』(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의 전신)이 완간되면서 그들이 지켜낸 말의 역사는 한 권의 책으로 실현되었다. 이는 한국어를 민족 언어로 온전히 자리매김하게 만든 결정적 사건이다.

조선어학회의 의의는 단순한 언어 연구기관을 넘어, 민족의 말과 글을 지킨 독립운동의 주체였다는 점에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어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무장독립운동, 문화운동, 학생운동처럼 조선어학회의 활동도 독립을 향한 뜨거운 실천이었으며, 오늘날 우리는 그들의 노력 위에서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3.출연배우

 

영화 『말모이』는 탄탄한 서사와 감동적인 메시지로 많은 관객의 마음을 울린 작품이다. 그러나 그 감동의 깊이는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언어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인간적인 이야기이며,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 것은 배우들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였다.

윤계상 – 김판수 역

윤계상은 극 중에서 전과 3범의 무직자이자, 글도 읽지 못하는 평범한 인물 김판수를 연기했다. 말도 글도 몰랐던 그가 조선어학회와 인연을 맺고, 점차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영화의 핵심 서사다. 윤계상은 초반의 투박하고 세속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점차 말에 감동하고 글을 배우며 변화해가는 인물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특히 극 후반부, 판수가 말모이 원고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뛰어다니는 장면은 단순한 감정 연기를 넘어선 변화된 인간의 절실함을 보여준다. 그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유해진 – 정환규 역

유해진은 조선어학회 대표이자 말모이 사전 편찬을 주도하는 학자 정환규를 맡았다. 그는 실존 인물인 이윤재 선생을 모델로 한 캐릭터로, 신념을 지키며 위험한 시대에도 조선어를 기록하려 애쓴 인물이다. 유해진은 특유의 친근함과 따뜻한 카리스마로 정환규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살려냈다. 학자이자 아버지, 친구로서의 그의 모습은 무게감 있게 표현되었으며, 격동의 시대에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한 사명감을 담담하면서도 강인하게 보여주었다. 유해진의 내면 연기는 이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홍파 – 류정환 역

조선어학회의 고문 역할을 맡은 류정환 역에는 김홍파가 캐스팅되었다. 그는 깊은 연륜과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시대적 무게감을 잘 전달했다. 특히 일제의 감시와 위협 속에서도 의연하게 연구를 이어가는 모습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였고, 그의 존재는 조선어학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매우 큰 상징성을 지닌다. 짧은 장면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민진웅, 김태훈, 우지현 등 조연진

조선어학회 소속으로 등장하는 다른 학자들 역할에는 민진웅, 김태훈, 우지현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신념을 지닌 인물들을 생생하게 구현하며, 조선어학회 내부의 풍경과 갈등, 연대를 보여준다. 이들이 주는 따뜻한 유머와 인간미는 영화 전반에 걸쳐 무게감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함께 말과 글을 지켜내는 사람들’의 힘을 강조한다.

일본 측 인물 및 기타 캐릭터

일제 경찰이나 행정 권력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 속에서 시대의 억압을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강압적이고 차가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극의 갈등을 강화시킨다. 이 외에도 김판수의 가족, 말모이를 돕는 평범한 시민들, 그리고 등장하는 다양한 단역들까지도 사실감 있게 묘사되어 영화의 현실성과 감동을 배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