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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아이캔스피크
아이캔스피크

 

 

1.영화적장르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에 개봉한 대한민국 영화로, 김현석 감독이 연출하고 나문희, 이제훈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겉으로 보기에는 따뜻한 휴먼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있는 복합 장르 작품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기본적으로 휴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면서, 코미디사회 고발극의 요소를 고루 갖춘 특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 작품은 무엇보다 휴먼 드라마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화는 구청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와 민원왕으로 불리는 할머니 나옥분(나문희) 사이의 관계 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처음에는 서로 반목하던 두 사람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신뢰와 이해를 쌓아간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세대 차이와 삶의 경험 차이를 넘어서는 인간애를 느끼게 된다. 영화는 특정한 사건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 변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서서히 감동을 쌓아 나간다. 이러한 점은 아이 캔 스피크를 전형적인 휴먼 드라마로 규정짓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감동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 곳곳에 코미디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초반부에 나옥분이 구청에 반복적으로 찾아와 사소한 민원들을 제기하는 장면이나, 고지식한 민재가 그녀를 상대하며 당황하는 모습 등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영어를 배우려는 나옥분의 고군분투 과정, 발음 실수와 문화적 오해 등을 다루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러한 코미디적 터치는 영화의 무게감을 줄여주고, 관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아이 캔 스피크의 코미디는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고, 캐릭터들의 진심과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아이 캔 스피크는 그 진짜 정체를 드러낸다. 나옥분이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가 밝혀지면서, 영화는 사회 고발극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다. 나옥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으며,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경험을 영어로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워야 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단순한 웃음이나 따뜻함을 넘어, 한국 현대사 속 아픈 진실을 정면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라는 민감하고 무거운 소재를 신파에 의존하지 않고, 인물의 내면과 용기를 통해 조심스럽고 진정성 있게 풀어낸다.

이러한 변화는 영화의 장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 초반에는 가벼운 코미디와 훈훈한 드라마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는 묵직한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사회 고발극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이 어색하거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 아이 캔 스피크의 장르적 완성도를 높인다. 관객들은 웃음과 감동을 넘어, 역사적 책임과 기억의 중요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또한 아이 캔 스피크는 성장 영화(Coming-of-Age Film)의 요소도 일부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 영화는 청소년기의 주인공이 경험을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을 다루지만, 이 영화에서는 어른들의 성장이 중심이다. 민재는 나옥분을 만나면서 행정적 절차만 중시하던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고,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진심을 다해 돕는 방법을 배운다. 반대로 나옥분 역시 민재를 통해 오래 품어온 상처를 세상에 드러낼 용기를 얻는다. 이처럼 영화는 세대가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2.영화줄거리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서울의 한 구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청의 민원실에는 매일같이 크고 작은 민원을 제기하는 고집 센 할머니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나옥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민원왕’으로 불릴 정도로, 불법 건축, 환경 문제, 이웃 분쟁 등 다양한 문제를 끊임없이 신고하고 제기한다. 공무원들은 그녀를 피하기 바쁘지만, 원칙주의자로 새로 부임한 9급 공무원 ‘박민재’는 달랐다.

민재는 일에 있어 원칙과 절차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는 나옥분의 민원에도 매번 정해진 규정에 따라 철저히 대응하며 다른 공무원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이런 민재의 태도에 호기심을 느낀 옥분은 그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하게 된다. 바로, 자신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황당해하며 거절하던 민재였지만, 끈질긴 옥분의 요청과 주변 사람들의 권유 끝에 결국 영어 교습을 시작하게 된다. 옥분은 영어 알파벳부터 천천히 배워나가며 진지하게 수업에 임한다. 영어 발음은 서툴지만, 그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민재 또한 옥분과 수업을 하면서 점점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은 나이를 뛰어넘어 조금씩 가까워진다.

영어를 배우는 옥분의 목적이 단순한 취미나 여행 준비가 아님은 곧 드러난다. 옥분은 오랜 시간 동안 숨겨왔던 과거를 밝히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끌어안은 채 조용히 살아왔지만,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영어로 증언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옥분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전 세계에 진실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민재는 옥분의 고백을 듣고 충격을 받지만, 그녀의 용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기로 결심한다. 둘은 영어 수업을 넘어, 옥분이 청문회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히, 그리고 당당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민재는 발음 교정, 스피치 연습까지 세심하게 지도하며 옥분을 도왔다.

드디어 미국 청문회에 참석하는 날이 다가오고, 옥분은 무대에 선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영어로 진술한다. 관객들은 숙연해지고, 그녀의 증언은 큰 울림을 남긴다. 옥분의 목소리는 단순히 개인의 고통을 넘어, 역사를 증언하는 살아 있는 목소리였다.

영화는 옥분이 증언을 마치고 돌아온 후, 지역 사회 사람들이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영화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인간 간의 이해와 연대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3.관련영화

 

  1. 귀향 (2016, 감독 조정래)
    •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소녀들의 참혹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2. 허스토리 (2018, 감독 민규동)
    • 1990년대 일본 시모노세키 재판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웠던 위안부 피해자들과 지원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3. 아이 캔 스피크 (2017, 감독 김현석)
    • 위안부 피해자인 주인공이 영어를 배워 미국 청문회에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증언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휴먼 드라마.
  4. 어폴로지 (The Apology) (2016, 감독 Tiffany Hsiung)
    • 한국, 중국, 필리핀의 위안부 생존자들이 정의를 요구하며 싸워온 20여 년의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5. 꽃할머니 (2014, 감독 송원영)
    •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 형태로 풀어낸 작품. 어린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의미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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